부정(副正) 신사헌(愼思獻)이 한번은 하는 말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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명고 작성일24-12-31 11:44 조회70회 댓글0건본문
“장인(丈人)인 조인규(趙仁奎)가 내게 일러 말하기를, ‘우리집 어른께서 연산조에 장령이 되어 부임할 즈음에 새로 제주 목사로 임명된 사람이 있어 종루(鍾樓) 옆의 어느 집에 와 있으면서 만나기를 요구하였다. 장령께서 즉시 들러서 만나셨는데, 그 사람 하는 말이 「원래 질병이 있어 만약 바다 밖 제주의 땅으로 부임하게 된다면 장독(瘴毒)을 뒤집어쓰기 때문에 살아서 돌아오기 어렵소. 만일 나를 위해 적당하지 않다고 체직을 논해 준다면 매우 고맙겠소.」하였다. 말이 끝나자, 장령께서는 곧 작별하고 나오셔서 본부(本府)에 출근하지 않고 곧장 대궐로 나아가 피혐하시기를, 「오늘 아침 출근할 적에 제주 목사 아무가 길 옆에 와있다가 신을 보고 체직을 논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. 신이 원래부터 위풍이 없었기 때문에 감히 사적인 일을 가지고 서로 부탁한 것이오니 바라옵건대 신의 직을 갈아 주시옵소서.」하였다. 연산군은 즉시 그 사람을 잡아 국문하여 마침내 죽기에 이르렀으므로, 우리집 어른께서는 평생 동안 한스럽게 여기셨다.’하였다. 그가 아들을 두지 못하는 것도 또한 이러한 악을 쌓은 소치일 것이다.”
하였다.
윤근수(尹根壽) 월정만필(月汀漫筆) 中에서
※ 평장사공파 우암 휘 인규(寓菴 諱仁奎)는 문과급제하여 형조참의·승지·한성좌·우윤를 지냈으며, 단명하였고, 딸만 4녀일 뿐 글에서와같이 안타깝게 대를 잇지 못했다. 사간 신사헌(愼思獻)은 우암(寓菴)의 사위이다. 『여어편류(儷語編類)』를 남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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